옛날 중학교 졸업 선물로 만년필을 선물 받았다. 그러나 며칠 지나면 그 만년필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고등학교 졸업선물도 만년필과 샤프가 들어있는 선물을 받았다. 그러나 그 역시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다가 만년필은 내 주위에서 사라져 버렸고, 가끔 선물의 집이나 백화점 한코너에서 고가의 만년필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저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가 궁금했을 뿐, 그것을 구매해서 사용할 생각은 전혀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지금 내 책상 위에는 만녀필 한자루가 있다. 선물로 받은 것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그냥 글을 쓸 수는 있다. 이것은 우연한 기회에 얻어 사용할려고 했더니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였다. 먼저 잉크 구하기가 힘들었다. 회사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 문방구는 많은데 잉크가 있는 곳은 ..... 겨우 한군데 찾아 잉크를 어렵게 구하게 되었다. 몇일 사용하면 잉크병에다 만년필 주둥이 받고 펌프질을 해서 잉크를 만년필에 넣고, 사용하다, 또 그렇게... 실수라도 하면 손에 까만 잉크를 묻히기도 한다.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재밌다. 편리한 것은 익숙한 많은 사람들. 난 약간의 불편함에 재미를 느낀다. 편리한 것만 찾는 시대. 난 이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가만히 만년필을 바라보면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건 아마도 나의 손때가 묻어서 그런 것일지 모른다. 덧부쳐: 손때 = 부대낌 -> 감정의 교류 -> 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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