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길

보물들 2008. 4. 7. 21:29

부모님이 흔히 "애 놓고 키워봐야 엄마 아빠 심정을 안다" 하시는 말씀을 하시는데

어제 밤에야 비로소 그 의미를 몸소 체험해 봤다.

열심히 뛰어노는 모습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고,

세상에 태어나 한 일 주에 제일 잘한 것이 지선이 만든 것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존재인 우리 딸내미.

오늘 새벽은정말이지 이 아빠가 태어나서 겪은엄청난 사건이였다.

잠을 자기 전에 지선이가 열이 있어, 약간 긴장을 하고 자서인지

이상한 낌새에 퍼뜩 눈을 떴는데

엄마가 부르르 떨고 있는 지선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조금 있다가 힘이 쭉 빠지는 듯하더니 검은 눈동자보다 흰눈동자가 더

많이 보였다.

순간 지선이가 숨을 멎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손가락을 지선이

코에 대면서

순식간에 오만가지의 불안한 생각이 머리속을 훓고 지나갔다.

다행이 숨쉬는 것이 느껴졌지만 신음소리와 거의 의식이 없는 듯한

지선이의 모습에 엄마한테 빨리 병원에 가자고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는 차분히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지선이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엄마의 차분한 모습에 나 역시 침착해야겠다는 생각에

잠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가 병원에 가자고 해서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차안에서 비로소 의식을 돌아와 약간 안심이 들었다.

작은 아기에게 새벽에 주사 바늘을 두번이나 꽂는 고통을 안기게 했다.

아빠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던 새벽이였다.

엄마는 이 아빠보다 훨씬 더 심한 고통을 느꼈을꺼다.

엄마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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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인스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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