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에 여자친구한테(지금의 내 마누라) 결혼 후 공약을 메일로 보낸 적이 있다.
공약이라기 보다 정말로 할 수 있는 일, 아니 해야 할 일을 보냈다.
그 메일의 내용은 1. 매일 아침마다 사랑스런 아내를 위해 사과를 깍아주고, 2. 이불을 개는 것이였다.
그 전에 여자친구한테 큰소리-아니 당당하게-로 말했던 것은
결혼해서 속았다는 생각을 들지 않겠끔 하겠다.
연애 때 그 모습을 그대로 결혼생활 속에서 보여주겠다고..
-많은 여자들이 남자친구한테 속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남편들이 연애기간에 결혼하면 모든 것을 다 해 줄 것처럼 큰소리치다가
-막상 결혼하면 내 언제 그랬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에
결혼 초기에 튼소리 친 것에 대해서는 역시 잘지켰다고,
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나 메일의 내용은 제대로 이행할 수가 없었다.
사과가 집 냉장고에 없었고, 이불을 갤 필요가 없었기에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나 요즘 집사람이 공약을 지키라고 한다.
결혼전에 매일 아침에 사과를 깍아준다고 메일을 보내놓고 왜 안해주냐고
내가 이런 말에 묵묵부답이면 메일을 포워딩해 줄까? 하면 애교스럽게 말을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좋은 남편되기는 아직 모자르나 보다 생각이 들면서
꼭 좋은 남편이 되야지 하면서 마음에 되새기곤 한다.
그래서 마침내 오늘 아침에 평소와 다름없이 눈을 떴다.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아침 운동을 포기하고, 거실에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후
7시쯤 마누라를 깨웠다.
"사과 깍아 줄테니 일어나" 라고 하면서.
출근 준비를 위해 씻고 옷을 다 입고 냉장고에서 사과를 하나 꺼내
과일도와 접시를 준비해서 식탁에 앉아 사과를 깍았다.
그 일을 하는 중에 집사람은 부시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예쁘게 8조각 난 사과를 중 2개를 집어 먹고아내가 먹는 것을
보지도 못하고 난 출근을 위해 현관문을 나섰다.
남편이 깍아 준 사과 맛있게 먹고 출근했겠지?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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